2007년 미국의 칼빈 신학교에 처음 유학을 왔을 때에 섬겼던 교회가 은혜 교회(김문배 목사님)입니다. 은혜 교회 안에는 한국에서 유학을 온 동기 목사님들이 있었는데, 어느 주일에 김문배 목사님께서 유학생들에게 미시건(Michigan)에 있는 모래 사구(Silve lake Sand Dunes)를 보여 주시겠다고 초청을 하셨습니다. 특별히 날씨가 더운 모래 사구의 특성을 감안해서 가능한 옷차림을 간편하게 하고 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우리들은 반팔, 반바지에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월요일 아침에 모여 모래 사구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미시건 호수의 바람이 만들어 낸 모래 사구는 그 크기만 해도 엄청났는데, 50미터가량의 모래 언덕을 올라가 보니 마치 사막과 같았습니다. 목사님께서는 모래 사구를 관통해서 끝까지 걸어가면 사람들의 발길이 닫지 않는 미시건 호수의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셔서 우리들은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몇 발짝 걷지도 못하고 우리들의 문제가 무엇인가 알 수 있었습니다. 8월 태양은 모래 사구를 내리 쬐고 있었고, 바람은 불지 않았습니다. 조금 자란 풀들과 나무들은 수분을 전혀 공급받지 못해 바짝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몸도 수분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물은 김문배 목사님이 가져오신 500ml 물병 두개가 전부였고, 7명가량의 목사님들이 마시기에는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습니다.
그러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죄의 성품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 이런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으면 우리들은 물을 준비했을 텐데요!”
“왜 최소한 간편하게 오라고 하셨어요!”
“…?”
목사님은 간편하게 하고 오라고 했지 물을 가져오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우리들은 500ml의 물 두병으로 조금씩 나누어서 물을 마시고 견디어서 미시건 호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지만, 우리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라는 것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애굽기 17장의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르비딤(Rephidim)에서 물이 없어서 불평하는 사건이 기록이 되어져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기 16장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불평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양식을 비같이 내려 주셨는데 바로 만나(manna)를 경험한 백성들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르비딤에 장막을 쳤을 때에 물이 없어서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심지어 모세를 돌로 쳐서 죽이려고 했습니다. (출 17:4)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신이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서 우리와 우리 자녀와 우리 가축이 목말라 죽게 하느냐”(출 17:3)라고 외쳤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니 이스라엘 민족들이나 저를 포함한 목사님들이나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르비딤에 있었다면 우리들도 하나님을 원망하고 모세를 향하여 돌을 던지려고 했을 것입니다.
반나절 방문한 미시건 호수의 모래 사구에서도 이렇게 불평이 나왔는데, 우리가 르비딤에 서 있었다고 하면 이스라엘 백성들과 무엇이 달랐겠습니까?
우리가 어떠한 환경 가운데 서 살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전 세계가 전쟁과 전염병과 기근으로 인하여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이 곳 캐나다에서 평안을 누리고 살고 있는데 불평이 있다고 하면, 우리들도 하나님과 다투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까?
(출 17:2) 백성이 모세와 다투어 이르되 우리에게 물을 주어 마시게 하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김윤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