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정에는 하나님께서 두 자녀를 허락해 주셨는데, 큰 딸 하원이와 다섯 살 반 차이나는 둘째 하성이입니다.
하원이와 하성이에게 무엇인가를 가꾸는 일이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는가를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에 한국 마트에서 상추, 고추, 깻잎 모종들을 구입했습니다.
농사꾼의 아들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아이들 앞에서 모양새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모종을 심을 때 사용할 흙도 비료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 지난 가을 국화꽃 화분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국화꽃을 뽑아 버리고, 겨울을 보낸 화분의 흙을 다시 사용해서 물을 가득 주고, 모종삽으로 열심히 땅을 일구었습니다.
그런 후에, 상추, 고추, 깻잎을 심고, 화분에 아침마다 물을 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옮겨 가며 정성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나 봅니다. 모종들의 키는 조금씩 자라는데, 열매가 적습니다. 작은 고추 몇개에, 상추와 깻잎 몇 장을 열매로 얻었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앗, 정성은 많이 들어 갔는데 영양분이 전혀 없는 흙을 사용했구나!
한해의 농사를 망치고 다음해가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지난 실수를 경험으로 모종과 함께 흙과 비료도 구입했습니다. 화분마다 구입한 흙에 비료도 많이 주었습니다. 특별히, 모종을 심을 때에 모종삽으로 흙을 파고 비료도 더 많이 넣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물과 햇빛이 충분한데, 모종들이 타 들어갑니다. 무슨 이유일까?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 통화를 하다가, 상황을 말씀드리니 아버지께서 웃으시면서 한 말씀을 하십니다.
“모종 뿌리에 비료가 닿으면 말라 죽어…”
앗, 농사꾼으로 아들로서 모양새를 잃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도 그렇지 않습니까? 열심은 있는데, 신앙의 열매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삶의 어려움이 다가오면 신앙으로 이겨낼 힘도 적죠.
무엇이 문제인가? 신앙의 기초가 부족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며, 어디로 가는지에 관한 정답이 없이 바쁘게만 신앙 생활합니다. 그런데 신앙의 기초가 적다 보니, 신앙 생활에 열심은 있는데 신앙의 열매는 적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이 늘 허전합니다.
“지금 내가 무엇하고 있는 거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데 정답이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신앙의 기초를 설교와 책들을 통하여 많이 접하는데 혼자 살아갈 힘이 적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양육을 원합니다.
신앙의 영양분이 넘쳐나는데,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해 혼자 설 힘이 없는 겁니다.
무엇이 문제인가요?
신앙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의 삶에 성경을 기초한 진정한 영양분이 적습니다.
하나님은 누구신가?
예수님은 어떠한 사역을 하셨는가?
성령님의 사역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으로 나 자신에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앗, 우리는 이러한 실수 가운데에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의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앗의 비유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곧 말씀을 듣고 받아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의 결실을 하는 자니라” (마가복음 4:20)
캐나다 토론토에서 김윤규 목사